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에서 MVP가 된 하인스 워드는 미국 프로풋볼계에서
가장 겸손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고 들었다. 그가 특별히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것도 겸손한 태도 때문일 것이다. 워드는 MVP로 선정딘 후 수상 소감을 하는
자리에서도 "동료의 패스가 좋았고, 나는 그저 달렸을 뿐"이라며 자신을 낮추고
동료를 챙겼다. 워드의 이 같은 겸손함은 그의 어머니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한다.

워드는 '나를 앞세우지 않고 동료를 생각하는 양보의 미덕' '나를 던져 팀을 구하는
희생 정신'을 발휘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배운
겸손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거액을 받는 스포츠 스타가 된 후에도 여전히 워드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식당 일을 하는 것을 전혀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오리려 그 일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한다.

자녀를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키워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겸손함도 가르쳐야 한다. 겸손은 자신감의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같은 의미를 지닌 다른 이름일 뿐이다. 겸손이란 진정으로 강한 사람, 자신감이
충문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겸손함은 약자가 보이는 비굴함이나 자신
없음과는 전혀 다르다.

건훈이가 투자가를 꿈꾸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늘 겸허할 것을 당부했다.
젊은 나이에 큰 돈을 만지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우쭐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일이
잘 안풀려 기가 죽을 수도 있지만, 겸허한 사람은 돈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퀀덤 펀드의 조지 조로스가 영국 중앙은행과 대립해서 한창 환투자를 할 때의 일이지.
영국의 평범한 20대의 펀드메니저가 10년가까이 큰 수익을 내지 못하다가 우연히
소로스와 같은 방향으로 매매를 해서 2주만에 엄청난 수익을 내고 회사의 영웅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 회사는 그 사람에게 어떤 대우를 했을까? 정답은 바로 '해고'였단다.
갑작스럽게 큰 이익을 낸 사람은 회사에게 큰 손실을 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해고의
사유였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평균 수익률은 다른 사람과 비슷해지므로, 그 사람이
큰 손실을 낼 가능성이 많아질 것이라고 회사 측은 판단했던 것이지.

첫째도 둘째도 겸허함이다. 몇 번 투자에 성공해서 자만심에 빠지면 그 동안 번 돈
이상으로 손해가 나게 된다. 엄마는 건훈이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섰을 때에 순간의
판단력과 함께 겸허함을 잃지 말기를 늘 기도한단다. 경제 분야 뿐만이 아니라 어떤
분야의 일을 하게 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겸허함을 �蠻� 말아라."

그렇게 건훈이에게 늘 겸허해야 함을 알려 주어도 때로는 그걸 잊을 때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어떤 분이 부탁의 멜을 보내 왔는데 재고할 가치가 없다고 아예 무시해 버리고
답장도 하지 않아다는 말을 듣고는 밤새워 편지를 썼다.

"살다보면 다른 사람이 내게 부탁을 해 올 수도 있고, 내가 부탁 할 때도 있다.
이번에 부탁을 해 온 사람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일이 불가능다면 아예 무시하기 보다는 정중하게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서 꼭
답장을 써 보내라."라고.....,

또한 겸손은 사람이뭔가를 배우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특히 젊은 나이는 형식적인 절차나 쓸 데 없어 보이는 공부에 불만이 많은 때이다.
그런 경우에 아무리 위대한 일도 처음에는 작고 미미하게 시작한다는 깨달음이 있으면
훨씬 쉽게 배움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 깨달음이 바로 겸손함이다. 건훈이는 본격적으로 겸손함을 배워야 할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부모와 떨어져 있었기에 나는 이런 생각을 편지에 늘 담아 보내곤 했다.